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, 괜히 몸이 찌뿌둥하고 마음까지 축 처지는 기분.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‘맛있는 위로’입니다. 눅눅한 기분을 단번에 날려버리고 속까지 뜨끈하게 데워주는, 비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마성의 메뉴들을 소개합니다. 오늘 저녁, 이 메뉴들과 함께라면 비 오는 날이 오히려 기다려질지도 모릅니다.
1. 파전 그리고 막걸리 (The Classic)
기름 위에서 '치이익' 하고 부쳐지는 소리가 빗소리와 닮아서일까요? 비 오는 날의 파전은 거의 공식과도 같습니다. 바삭하게 부쳐낸 가장자리와 촉촉한 속, 그 안에 아낌없이 들어간 통통한 해물과 향긋한 쪽파의 조화는 상상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이죠. 여기에 살얼음 동동 띄운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, 세상 모든 시름이 잊히는 맛입니다. 막걸리의 시원하고 톡 쏘는 청량감이 파전의 기름진 맛을 완벽하게 잡아주며 환상의 짝꿍이 되어줍니다.
2. 얼큰 칼국수 (뜨끈한 국물의 위로)
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릇에 담긴 뜨끈하고 진한 국물. 비바람에 차가워진 몸을 녹이는 데 이만한 것이 없습니다.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면발을 후루룩 넘길 때마다 깊은 감칠맛의 멸치 육수가 온몸으로 퍼져나갑니다. 여기에 칼칼한 맛을 더해줄 청양고추와 다진 양념을 살짝 풀어주면, 눅눅했던 기분까지 개운해지는 기적을 맛볼 수 있죠. 잘 익은 겉절이 하나 척 올려 먹으면, 그야말로 완벽한 한 끼가 완성됩니다.
3. 김치 수제비 (쫀득한 행복)
밀가루 반죽을 손으로 뚝뚝 떼어 넣어 끓인 쫀득한 수제비. 특히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끓인 김치 수제비는 비 오는 날의 별미 중의 별미입니다.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이 목젖을 탁 치고 넘어가는 순간, '크으'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. 숟가락으로 국물과 함께 쫀득한 수제비를 떠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, 마음속 응어리까지 확 풀리는 기분입니다. 감자까지 숭덩숭덩 썰어 넣어 포슬포슬한 식감까지 더해주면 더할 나위 없겠죠?